본문 바로가기

사람을 지우지 않는 키오스크, 스타벅스가 말하는 디지털 전환의 정체

이름건축가 2025. 6. 11.

한때는 고객의 이름을 컵에 적는 작고 따뜻한 제스처 하나로, 브랜드의 철학을 설명하던 스타벅스. 그런 스타벅스가 이제 무인 키오스크를 한국 매장에 도입한다는 소식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하나의 선언처럼 느껴진다.

스타벅스다운 디지털화란 무엇인가?

다른 브랜드였다면 그저 ‘효율’의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스타벅스에게 이 변화는 조금 다르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서울 명동과 제주 등 전략적 거점에 키오스크를 시범 도입하며, ‘주문 방식의 다채로움’이라는 새로운 문을 열었다. 사이렌오더와 모바일 앱, 그리고 전통적인 대면 주문에 이은 4번째 접점의 탄생이다.

무인 주문은 인건비 절감과는 무관하다. 오히려 매장 내에서 바리스타는 고객 응대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고,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주문 업무는 키오스크가 분담하게 된다. 사람을 밀어내는 대신, 사람에게 더 집중하게 하는 구조다.

 

 

브랜드 정체성과 기술의 접점은 어떻게 만날까?

스타벅스는 오랫동안 ‘경험을 파는 브랜드’였다.
커피는 그 경험의 매개였을 뿐이다.

그렇다면 키오스크는 이 경험을 방해하지 않을까? 오히려 그 반대다. 스타벅스의 키오스크는 단순히 버튼을 누르는 기계가 아니라, ‘주문 경험’을 시각적으로 재해석한 인터페이스다.

  • 음료 커스터마이징을 더 직관적으로 구성
  • 재방문 고객의 선호 기록 반영
  •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안내 기능 테스트 중

디지털이 단순함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 경험의 개별화를 더욱 풍부하게 해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왜 지금, 왜 한국인가?

한국은 스타벅스에게 단순한 테스트 시장이 아니다.

  • 세계 최초의 사이렌오더 도입국
  • 글로벌 매출 기준 상위권 국가
  • 빠른 디지털 수용성 및 높은 소비자 기대치

이런 맥락 속에서 한국은 스타벅스의 ‘디지털 브랜딩 전략’을 실험하고 미래의 글로벌 모델을 구상하는 전초기지가 되고 있다.

명동이나 제주 같은 공간은 단순한 테스트베드가 아니다.
그곳은 스타벅스의 ‘다음 브랜드 챕터’를 연출할 무대다.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시대? 스타벅스는 다르게 말한다

스타벅스의 이번 변화는 한 가지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디지털은 사람을 없애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에게 더 집중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브랜드는 기술을 ‘도입’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브랜드만이 기술을 ‘자기만의 언어로 해석’할 수 있다.
스타벅스는 후자를 택했다.


커피 한 잔을 넘어선 커뮤니케이션의 기술.
스타벅스가 이번 키오스크 도입을 통해 보여주는 것은, 그저 빠르고 편리한 무인 주문이 아니다.

그것은 브랜드가 기술을 품는 방식, 그리고 고객 경험을 다시 디자인하는 철학이다.
우리가 지켜봐야 할 건 키오스크의 성공 여부가 아니다.

스타벅스가 사람의 이야기를 어떻게 새로운 기술로 확장해 나갈지, 그 여정의 서막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