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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가 다니던 서점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이름건축가 2025. 3. 29.

파리, 책이 말을 거는 곳 –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서점 이야기

📍 세느강 강변, 노트르담 대성당을 마주한 자리.
이 조용한 풍경 속에 마법처럼 숨겨진 공간이 있다.
책들이 속삭이는 곳.
가난한 시절의 헤밍웨이가 꿈을 꿨던 바로 그 서점,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다.


❝한 권의 책은 하나의 우주다❞

100년 넘게 문학의 불씨를 지켜온 이 서점은
책을 사고파는 공간을 넘어, ‘작가가 되어도 괜찮아’라는
속삭임을 들려주는 특별한 장소였다.


젊은 헤밍웨이의 아지트

 

1920년대 초, 한 청년이 파리에 도착한다.
낯선 도시의 겨울은 추웠고, 주머니는 가벼웠다.
그러나 그는 그곳에서 따뜻한 난로와 책이 있는 서점을 만난다.
그곳이 바로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였다.

“가난했지만 책이 있었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파리는 날마다 축제』

당시 이 서점은 무제한 무료 대여 서비스를 통해
가난한 작가들이 책을 읽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왔다.
헤밍웨이도 이곳에서 『톨스토이』를 빌려 읽고,
그의 문장을 곱씹으며 언젠가의 작가로서 꿈을 키웠다.


세기의 문학을 품은 작은 공간

 

1919년, 실비아 비치(Sylvia Beach)라는 미국 출신 여성이
파리 오데옹 거리에 처음 문을 연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그녀는 단지 책을 좋아하는 책방 주인이 아니었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최초로 출간하며,
검열을 두려워하지 않는 출판인이자,
잃어버린 세대의 문학적 안식처가 되어주었다.

당시 서점의 단골은 실로 놀랍다.

  • 제임스 조이스
  • 거트루드 스타인
  • 에즈라 파운드
  • 아니 에르노
  • 헤밍웨이까지.

모두 이 작은 책방에 앉아 문학을 이야기했다.


두 번째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 계승된 정신

1941년, 전쟁으로 인해 문을 닫은 최초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하지만 1951년, 또 한 명의 미국인 조지 휘트먼(George Whitman)이
파리 세느강변에 새롭게 문을 연다.
그리고 실비아 비치에게 경의를 표하며
이곳에 다시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라는 이름을 붙인다.

조지 휘트먼은 그의 철학을 이렇게 남겼다.

“이 서점은 인간성에 대한 나의 기여다.”


오늘날도 여전히, 누군가의 꿈을 품다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지금도 이 서점은 ‘텀블위드(Tumbleweeds)’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전 세계에서 찾아온 젊은 작가들에게 숙식을 제공한다.
조건은 단 하나.
책을 사랑하고, 글을 쓰고, 봉사할 것.

누구나 머물 수 있다.
다락방의 침대, 손때 묻은 책,
세월이 묻어나는 나무 책상 위에서
어쩌면 제2의 헤밍웨이가 꿈을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곳에선, 책이 말을 건다

📚 누군가는 여행을 위해 파리를 간다.
그러나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에 가기 위해 파리에 간다.

서점 내부에는 “책은 가장 조용하고도 가장 강력한 친구”라는
메시지가 벽에 손글씨로 적혀 있다.

그 말이 정말 맞다.
그곳에서 마주한 책들은
누구보다 조용하게, 그러나 깊게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 파리 여행을 준비 중이라면,
노트르담 대성당 건너편,
조용히 숨겨진 문학의 성지를 찾아보자.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그곳은 지금도 누군가의 문학 인생을 시작시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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