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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유럽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 로미오와 줄리엣을 이었다

이름건축가 2025. 3. 27.

로미오와 줄리엣, 붉은 실로 엮인 55,440번의 인연

세기를 초월한 사랑이 한 장의 종이 위에서 다시 태어났습니다.
그 사랑은 피였고, 실이었고, 운명이었습니다.


한 장에 담긴 고전, 한 줄에 녹아든 운명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비극입니다.
하지만 이 고전을 이렇게 시각적으로, 이렇게 감성적으로 풀어낸 작품이 또 있을까요?

그리스의 디자인 스튜디오 Beetroot는 이 고전을 한 장의 시각 예술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제4회 유럽 디자인 어워드에서 주목받은 이 포스터는, 단순한 홍보물이 아닙니다.
그 자체가 문학과 예술, 감정과 통찰을 담은 ‘한 편의 이야기’입니다.


모든 로미오와 줄리엣을 붉은 실로 연결하다

 

이 포스터는 《로미오와 줄리엣》 전체 텍스트를 한 페이지에 빽빽하게 배치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등장하는 모든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이름을 찾아,
무려 55,440개의 지점붉은 실로 연결했습니다.

  • 이 실은 피 같고,
  • 이 실은 운명 같으며,
  • 이 실은 인연 그 자체입니다.

이름과 이름 사이를 잇는 실 한 줄이, 단순한 디자인 요소가 아니라
사랑의 흐름, 운명의 결말, 감정의 파편을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붉은 실, 비극인가 인연인가

로미오 줄리엣
로미오와 줄리엣의 인연

‘붉은 실’은 동양에서 운명의 연결고리를 상징하고,
서양에서는 사랑과 죽음을 암시합니다.

이 포스터에서 붉은 실은 두 상징이 절묘하게 겹쳐지는 장치입니다.
우리는 실의 움직임을 따라가며, 점점 다가오는 비극을 직감하게 됩니다.
사랑의 시작과 끝, 희망과 절망, 운명과 선택이 실 한 줄에 담겨 있죠.


숫자가 말해주는 놀라움

55,440번.
이 숫자는 단순한 수치가 아닙니다.
이는 작품 속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이름이 등장하는 모든 순간을 의미합니다.
단 한 번도 빠짐없이, 모두 연결된 그 지점은 사랑의 농도이자, 고통의 깊이입니다.

누군가는 이 작품을 보고 “두 사람의 사랑이 실로 살아 숨 쉬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누군가는 “그 붉은 실이 나를 찔렀다”고 했습니다.


문학이 예술이 되고, 예술이 언어를 넘다

 

책의 페이지를 넘기듯, 이 포스터는 보는 이의 마음을 넘깁니다.
텍스트는 그대로인데, 감정은 더 깊어지고
줄거리는 익숙한데, 감상은 전혀 새롭습니다.

이것이 바로 디자인 스튜디오 Beetroot의 힘입니다.
그들은 타이포그래피와 실 한 줄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사랑 이야기를, 다시 살아나게 만들었습니다.


감동은, 언어를 초월한다

이 포스터는 보는 순간 느껴집니다.
그저 ‘예쁘다’가 아닌, 무언가 가슴 한켠을 건드리는 울림이 있습니다.

책으로 읽을 때보다, 극장에서 볼 때보다
이 한 장의 포스터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듭니다.


감상하는 방법

이 포스터는 단순히 벽에 걸어둘 예쁜 그림이 아닙니다.
천천히, 실을 따라가 보세요.
그들의 이름이 어디에서 만나고 어디에서 스쳐 가는지를
당신의 시선으로 추적해 보세요.

그리고, 그 안에서 당신만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떠올려 보세요.
그 붉은 실 끝에 당신의 이야기가 놓여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 관련 정보

  • 작품명: Romeo and Juliet Poster
  • 디자인: Beetroot Design Studio (@beetrootdesign)
  • 수상: 제4회 유럽 디자인 어워드
  • 특징: 전체 본문 + 55,440개의 이름 연결 + 붉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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