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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는 왜 공포를 이용할까? 우리가 두려움을 느낄 때, 기업이 움직인다

이름건축가 2025.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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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방심하면, 당신의 아이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 한 통의 담배, 당신의 심장을 멈추게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광고에서 자주 듣는 이 경고, 불편하지만 귀에 박힌다. 이유는 하나다. 두려움은 행동을 이끌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가장 반응하는 감정, 바로 ‘공포’

광고는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이자, 소비자를 움직이는 심리전이다. 그중에서도 공포는 가장 강력한 심리 도구다. 사람은 위험을 인식했을 때 가장 빠르게 반응한다. 광고도 마찬가지다. 막연한 정보보다, 위기의 순간을 직접 보여주는 광고는 훨씬 강하게 각인된다.

공포를 활용한 브랜드들의 전략

1. 건강 경고 – 질병관리청 & WHO

담배 광고를 보면 썩은 폐, 인공호흡기, 눈물 흘리는 아이가 등장한다. 단순히 “흡연은 건강에 해롭습니다”라는 문구보다, 실제 피해를 시각화한 이미지가 훨씬 효과적이다. WHO 역시 백신 접종을 유도하기 위해 사망률 통계와 병상 사진을 활용한다.

왜 이렇게까지 할까?
건강 문제는 ‘나에게도 닥칠 수 있다’는 감정을 유발할 때, 사람은 비로소 행동에 나서기 때문이다.


2. 교통안전 – 볼보 & TAC 교통청

볼보의 광고에서는 아이가 도로로 뛰어나가고, 차량이 자동으로 급정지하며 사고를 막는다. 호주의 TAC 교통청은 사고로 인해 부모를 잃은 아이들의 실제 인터뷰를 내보낸다. 과속, 음주운전이 ‘한순간의 선택’이 아닌 ‘영원한 파괴’로 이어짐을 보여주는 것이다.

차를 파는 브랜드조차, 사고 장면을 보여주는 이유는?
'안전'이라는 핵심 가치를 더 절실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3. 보안 솔루션 – 노턴, ADT캡스

“지금 당신의 집이 노려지고 있다.”
ADT캡스는 어두운 골목길, 혼자 있는 아이의 공포를 부각시킨다. 노턴은 해킹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며 사이버 위협을 실감 나게 전달한다. 이 두려움은 사람들로 하여금 ‘지금 당장 대비해야 한다’는 위기감으로 이어진다.

무형의 서비스는 더더욱 ‘위기’를 자극해야 한다.
보안은 평소엔 눈에 띄지 않지만, 공포를 통해 존재 가치를 드러낸다.


4. 환경·사회 문제 – 그린피스, WWF

북극곰이 사라지고, 바다에 플라스틱이 떠다니며, 지구가 타들어 간다. 그린피스는 환경파괴의 결과를 시각화하며 경각심을 일으킨다. ‘무서운 미래’를 현재로 끌어당기는 전략이다.

공포는 윤리적 소비를 유도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브랜드가 공포를 선택하는 이유

  1. 행동을 유도한다
    • 단순한 정보 전달보다, 위협은 즉각적인 행동(금연, 보험가입, 보안서비스 이용)을 촉진시킨다.
  2. 기억에 오래 남는다
    • 인간의 뇌는 감정적 경험, 특히 공포를 더 오랫동안 기억한다.
  3. 제품의 가치가 더 뚜렷해진다
    • 평범한 제품도 위기를 해결하는 ‘솔루션’이 될 때, 소비자는 그 가치를 명확하게 인식한다.
  4. 사회적 책임과 연결된다
    • 환경, 안전, 건강 문제를 다룰 때 공포는 공익성과 브랜드 이미지를 동시에 강화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효과적일까?

공포 소구는 강력하지만, 그 선을 넘는 순간 반감으로 돌아선다. 너무 잔인하거나 현실성이 떨어질 경우, 불쾌함만 남게 된다. 성공적인 공포 소구 광고는 ‘현실적이고, 나와 연결된 위험’을 담백하게 보여준다.


결론

공포는 감정 중 가장 빠르게 사람을 움직인다. 브랜드는 이 강력한 본능을 마케팅에 정교하게 활용한다. 우리는 광고를 보며 불편함을 느끼지만, 동시에 행동을 시작한다. 결국 브랜드는 ‘불편함’을 통해 사람을 지키고, 선택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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